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전시 《GRAVITY: 그 당연함에 대하여》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끌어당기는 절대적인 법칙, '중력'의 속성에서 출발한다. 작가에게 대상을 깊이 관찰하고 화폭에 담아내는 행위는, 중력이 그러하듯 대상을 향해 작용하는 당연하고 거부할 수 없는 끌림과 닮아있다.
이번 작업에서 물을 가득 머금은 수채화와 과슈 물감은 중력을 따라 화면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린다. 작가의 손끝을 떠나 캔버스 위를 가로지르는 물의 궤적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인 동시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깊어지는 기억과 감정의 자국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역시 이러한 순리 안에 놓여 있다. 깊은 애정을 나누는 기쁨과 언젠가 맞이할 필연적인 이별은, 중력처럼 피할 수 없는 삶의 당연한 흐름이다. 캔버스 위에 수직으로 맺히는 물감의 흐름에는 이 아리고도 무거운 순리의 무게가 담겨 있다.
작가는 물감의 흘러내림이라는 시각적 언어를 통해 순리를 담담히 쫓아간다. 이번 전시가 중력이 만들어낸 궤적을 따라, 우리 삶을 이루는 당연한 순리와 그 안에 들어찬 순간들을 가만히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김빈 개인전
하늘 팔레트
저녁이 찾아오기 전 연한 핑크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 어느 순간부터 노을빛으로 물드는 하늘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마치 물감이 스며드는 것처럼 서서히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좋았다. 이때 이후로 하늘의 다양한 색을 수집하는 건 나의 작은 취미이자 휴식이 되었다.
일출로 서서히 밝아지는 하늘을 보면 하루를 잘 보낼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고, 구름 가득한 하늘을 보면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고, 하늘이 노을빛으로 물들어갈 때는 하루를 무사히 보낸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이번 전시에는 하늘의 여러 색들을 찾으러 다니는 작가의 여행을 담았다. 여행에서 만난 하늘과 하늘의 색들로 물들어가는 풍경을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그림을 보고 난 뒤 마음속에 따뜻함이 스며들기를 바란다.
김빈 @kimbin__n
- 서울여자대학교 현대미술과 학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