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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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창하는 표면》은 물의 부피와 그 물리적 속성을 회화적 표면 위에서 다루는 작업으로 구성된다. 형태를 갖지 않는 물은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지 않지만, '팽창하는 표면'은 부피를 지니며 공간을 점유한다. 이 전시는 그러한 보이지 않는 물의 부피가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를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시장에 놓인 작업들은 평평한 캔버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더 이상 평면에 머물지 않는다. 구겨지고 눌리며 변형된 표면은 내부에서 작용하는 힘에 의해 밀려나고, 그 결과로 굴곡과 팽창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표면은 이미지를 재현하기보다, 압력과 밀도가 작용한 흔적을 드러내는 상태로 존재한다.
관람자는 작품을 ‘읽기’보다 ‘마주하게’ 된다. 표면 위에 드러난 형태는 특정한 대상을 지시하지 않지만, 물이 지닌 부피와 흐름, 그리고 그것이 남긴 흔적을 물질적으로 환기시킨다.
이 전시는 평면과 부피 사이의 경계를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표면 안에서 두 성질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상태를 제시하며, 회화가 물리적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팽창하는 표면》은 보이지 않는 부피가 어떻게 표면을 통해 드러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형태를 어떻게 감각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자리이다.
손진 개인전
Poetry&Thought
‘양가성’이라는 개념은 작가의 창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모순이 공존하는 예술적 특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전통 서양화 학원의 교육을 받았지만 현대미술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환경의 변화 속에서 창작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과거 회화 기교와 물감 물성에 대한 관심에서 벗어나 ‘이미지 표현’에 집중했다. 또 한국 유학 경험이 다른 예술적 분위기와 사회질서를 불어넣으면서 ‘이방인’으로서의 내적 갈등과 충돌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동시에 코로나의 영향을 받아 작가는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작품에는 삶과 죽음, 두려움과 숭고함, 허무와 초월, 질서와 혼란, 현실과 허황, 자기인식과 소외, 대립과 조화, 현대와 원시 등 다양한 모순된 개념의 공존이 끊임없이 제시된다. 이러한 대립적인 요소들이 서로 얽혀 모순과 충돌로 가득 찬 시각적 효과를 형성함과 동시에 자신에 대한 깊은 반성을 불러일으켰다.
손진(SUN ZHEN) @ssrs_1119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회화) 박사 수료
중국 랴오닝사범대학교 대학원 미술(유화) 석사 졸업
중국 남경사법대학교 태주학원 미술학과(사범) 학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