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전시 《GRAVITY: 그 당연함에 대하여》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끌어당기는 절대적인 법칙, '중력'의 속성에서 출발한다. 작가에게 대상을 깊이 관찰하고 화폭에 담아내는 행위는, 중력이 그러하듯 대상을 향해 작용하는 당연하고 거부할 수 없는 끌림과 닮아있다.
이번 작업에서 물을 가득 머금은 수채화와 과슈 물감은 중력을 따라 화면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린다. 작가의 손끝을 떠나 캔버스 위를 가로지르는 물의 궤적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인 동시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깊어지는 기억과 감정의 자국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역시 이러한 순리 안에 놓여 있다. 깊은 애정을 나누는 기쁨과 언젠가 맞이할 필연적인 이별은, 중력처럼 피할 수 없는 삶의 당연한 흐름이다. 캔버스 위에 수직으로 맺히는 물감의 흐름에는 이 아리고도 무거운 순리의 무게가 담겨 있다.
작가는 물감의 흘러내림이라는 시각적 언어를 통해 순리를 담담히 쫓아간다. 이번 전시가 중력이 만들어낸 궤적을 따라, 우리 삶을 이루는 당연한 순리와 그 안에 들어찬 순간들을 가만히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DEEP or SHALLOW
《DEEP or SHALLOW》
김진욱의 회화는 안개 속에 잠긴 낯선 숲의 한가운데서 출발한다. 그곳은 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하늘과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 속, 공허와 충만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다. 작가는 그 불확실한 감각의 층위를 ‘시각적 퇴적물’로 전환하며, 기억과 시간, 의식의 흐름이 서로 겹쳐지는 풍경을 구축한다.
화면 속 크고 작은 원들은 또 다른 차원의 시공간으로 이어지는 통로처럼 작동하고, 얽히고설킨 선과 형태들은 감성과 이성 사이의 틈을 메우는 허상으로 남는다. 그것들은 멈춤과 움직임, 사라짐과 잔존이 반복되는 세계의 구조를 상징하며, 작가가 말하는 ‘유영하는 의식의 재구축’을 시각화한다.
《DEEP or SHALLOW》는 그렇게 걷히지 않는 연무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하나의 사유이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미묘한 떨림, 그 찰나의 선택 앞에서 관람자는 어느새 작가가 마주한 안개의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된다.
《DEEP or SHALLOW》
작가: 김진욱 @kunstdada
영국 런던 슬레이드 미술대학 Painting 석사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 예술대학 Painting 학사/석사
한성대학교 회화과 학사
25. 10. 20. - 25. 10. 22.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