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전시 《GRAVITY: 그 당연함에 대하여》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끌어당기는 절대적인 법칙, '중력'의 속성에서 출발한다. 작가에게 대상을 깊이 관찰하고 화폭에 담아내는 행위는, 중력이 그러하듯 대상을 향해 작용하는 당연하고 거부할 수 없는 끌림과 닮아있다.
이번 작업에서 물을 가득 머금은 수채화와 과슈 물감은 중력을 따라 화면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린다. 작가의 손끝을 떠나 캔버스 위를 가로지르는 물의 궤적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인 동시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깊어지는 기억과 감정의 자국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역시 이러한 순리 안에 놓여 있다. 깊은 애정을 나누는 기쁨과 언젠가 맞이할 필연적인 이별은, 중력처럼 피할 수 없는 삶의 당연한 흐름이다. 캔버스 위에 수직으로 맺히는 물감의 흐름에는 이 아리고도 무거운 순리의 무게가 담겨 있다.
작가는 물감의 흘러내림이라는 시각적 언어를 통해 순리를 담담히 쫓아간다. 이번 전시가 중력이 만들어낸 궤적을 따라, 우리 삶을 이루는 당연한 순리와 그 안에 들어찬 순간들을 가만히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현실도피
《현실도피》
현존하는 자연과 각국의 고대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상상 속의 이상적인 세계를 구현합니다.
공상, 현실과 동떨어진 비현실적인 상상. 그리고 어떤 특별한 도움 없이도 현실을 잠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것. 현실성을 내려놓고 만들어진 이 세상은 그 존재만으로도 지친 현실의 도피처가 됩니다. 구현된 풍경은 취향껏 가꾼 정원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같이 작지만 평안한 자유로움을 선사합니다. 이 세계 안에서는 어떤 근심 걱정 없이 세상을 관조하는 존재로 있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이상적인 현실도피의 장입니다.
작가: 여주연 @yjy_grim_art
25. 09. 17. - 25. 09. 24.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