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크림색 서랍장 두 번째 서랍 안에 노랑, 보라, 하양, 파랑, 빨강의 꽃이 피었다. 빛이 들지 않는 이곳에서도 꽃은 핀다. 나는 이 꽃들과 너를 만나러 간다. 철교를 건너는 지하철 소리는 규칙적이고 창밖 버드나무의 초록은 점점 빨라진다. 햇살에 빛나는 강은 눈이 부시다.
오려진 사람은 오려져서 영원해져 버렸나. 계단이 계단을 오르고 어느새 깊은 밤이 녹아내린다. 오래전 비탈길 고양이는 자신의 길을 가고 지금 누군가에게는 여름, 바람이 불어온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물에서 발견하게 되는 잠재성을 회화의 언어로 시각화하여 작업하고 있다. 나의 시간, 타인의 시간, 친숙한 공간, 낯선 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어떤 계기를 사물에 투영한다. 영화, 음악, 여행, 소설, 시는 끊임없이 짙은 현실과 미지의 세계로 이끌어 사고의 확장과 전환을 가능하게 하고 이것을 작업에 반영하기도 한다.
김규창
사람, 그 쓸쓸함에 대하여
《사람, 그 쓸쓸함에 대하여》
김규창 작가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사람과 사이(사람, 그 쓸쓸함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상처, 사람에 대한 쓸쓸한 감정을 인물 형상으로 표현하며, 타일과 점토를 활용한 조형적 시도를 통해 감정의 경계선을 시각화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오랜 탐구가 축적된 결과이자, 타인의 마음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이 고요히 드러나는 공간이다.
김규창은 2007년 건양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2004년부터 ‘또 다른 공간 속’ 색면 분할 작업을 시작으로, 2009년 이후 ‘사람과 사이’라는 주제 아래 인물과 조형 작업을 병행해왔다. 관계의 결, 감정의 틈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며, 회화와 조형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작가: 김규창
건양대학교 회화과 졸업
25. 05. 16. - 25. 05. 19.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