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전시 《GRAVITY: 그 당연함에 대하여》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끌어당기는 절대적인 법칙, '중력'의 속성에서 출발한다. 작가에게 대상을 깊이 관찰하고 화폭에 담아내는 행위는, 중력이 그러하듯 대상을 향해 작용하는 당연하고 거부할 수 없는 끌림과 닮아있다.
이번 작업에서 물을 가득 머금은 수채화와 과슈 물감은 중력을 따라 화면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린다. 작가의 손끝을 떠나 캔버스 위를 가로지르는 물의 궤적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인 동시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깊어지는 기억과 감정의 자국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역시 이러한 순리 안에 놓여 있다. 깊은 애정을 나누는 기쁨과 언젠가 맞이할 필연적인 이별은, 중력처럼 피할 수 없는 삶의 당연한 흐름이다. 캔버스 위에 수직으로 맺히는 물감의 흐름에는 이 아리고도 무거운 순리의 무게가 담겨 있다.
작가는 물감의 흘러내림이라는 시각적 언어를 통해 순리를 담담히 쫓아간다. 이번 전시가 중력이 만들어낸 궤적을 따라, 우리 삶을 이루는 당연한 순리와 그 안에 들어찬 순간들을 가만히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Anthology Volume.5》
《Anthology Volume.5》
홍익대학교 유학생위원회의 전시가 어느덧 다섯 번째를 맞았습니다. 이를 기념해 이번 전시는 ‘Volume 5’라는 제목 아래 코믹북(Anthology) 형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여러 장면이 빠르게 이어지는 코믹북의 구조처럼, 각자의 순간과 시선이 컷 단위로 나란히 놓이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공간에 비해 작품이 많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과한 양이 아니라 한 권의 코믹북을 이루는 촘촘한 장면들을 시각적으로 옮겨온 결과입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유학생들의 경험치 자연스럽게 ‘다수의 컷’으로 쌓여 하나의 볼륨을 만든 셈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잘 알지 못합니다. 각자 다른 언어와 문화, 서로 다른 이유로 이 도시에 도착한 사람들입니다. 타지에서 지낸 시간 속에서 생겨난 감정과 순간들이 처음으로 이 전시에서 만나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였습니다. 아무 연관 없던 사람들이 같은 도시, 같은 공간에 모여 만든 다섯 번째 전시회. 여러 장면이 모여 한 권을 이루는 앤솔러지처럼, 이번 전시는 각자의 시간이 쌓여 이루어진 책 한 권에 가깝습니다.
《Anthology Volume.5》
작가: 홍익대학교 유학생 @hongik_international_students
25. 11. 23. - 25. 11. 29.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