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전시 《GRAVITY: 그 당연함에 대하여》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끌어당기는 절대적인 법칙, '중력'의 속성에서 출발한다. 작가에게 대상을 깊이 관찰하고 화폭에 담아내는 행위는, 중력이 그러하듯 대상을 향해 작용하는 당연하고 거부할 수 없는 끌림과 닮아있다.
이번 작업에서 물을 가득 머금은 수채화와 과슈 물감은 중력을 따라 화면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린다. 작가의 손끝을 떠나 캔버스 위를 가로지르는 물의 궤적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인 동시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깊어지는 기억과 감정의 자국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역시 이러한 순리 안에 놓여 있다. 깊은 애정을 나누는 기쁨과 언젠가 맞이할 필연적인 이별은, 중력처럼 피할 수 없는 삶의 당연한 흐름이다. 캔버스 위에 수직으로 맺히는 물감의 흐름에는 이 아리고도 무거운 순리의 무게가 담겨 있다.
작가는 물감의 흘러내림이라는 시각적 언어를 통해 순리를 담담히 쫓아간다. 이번 전시가 중력이 만들어낸 궤적을 따라, 우리 삶을 이루는 당연한 순리와 그 안에 들어찬 순간들을 가만히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한인석
Unexpected Matters
《Unexpected Matters》
Textile과 Surface는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예기치 못한 사건을 일으키는 주체다. 열과 압력, 중첩과 우연, 반복과 삭제가 맞물리는 순간, 재료는 예상치 못한 질감과 형태를 드러내며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한다.
Unexpected Matters는 이러한 물질적 사건의 기록이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재료가 스스로 만들어낸 흔적과 질감이 포착되었으며, 재료는 수동적 매개가 아니라 저항하고 협력하며 우연 속에서 새로운 길을 연다.
이 전시는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우연과 흔적, 실패를 드러냄으로써 재료와 질감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고 방향성을 알려준다.
작가: 한인석 @hisish8244
25. 09. 01. - 25. 09. 07.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