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 작업을 하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먹고 사는것도 다 좋은데, 어느덧 작가의 정체성은 희미해진 지 오래였다.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먹고 사는 걸 생각하니 내가 누구인지 잊었나보다. 원대한 작업을 꿈꾸다가 결론이 나왔다. 3D 모델러로서 사는 현재의 나도 나라는 것을. 언젠가 조형 작업에 쓰려고 틈틈히 만들어두었던 3D 데이터를 불러와 의도적으로 형태를 일그러트리면서 나는 변용 중첩된 이미지들을 창조해 나아갔다. 이미지는 다시 음영화를 거쳐 3D 부조 데이터를 구축해 출력하였다. 각 부조에 담긴 형상에 굳이 큰 의미를 담진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위를 통해 나는 '내가 누구인지'를 다시금 상기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의 작업물들은 그저 그렇게 있어야만 한다. 마치 내가 지금 이 길 위에서 그냥 서있는 것처럼. |
외주 작업을 하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먹고 사는것도 다 좋은데, 어느덧 작가의 정체성은 희미해진 지 오래였다.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먹고 사는 걸 생각하니 내가 누구인지 잊었나보다.
원대한 작업을 꿈꾸다가 결론이 나왔다. 3D 모델러로서 사는 현재의 나도 나라는 것을.
언젠가 조형 작업에 쓰려고 틈틈히 만들어두었던 3D 데이터를 불러와 의도적으로 형태를 일그러트리면서 나는 변용 중첩된 이미지들을 창조해 나아갔다. 이미지는 다시 음영화를 거쳐 3D 부조 데이터를 구축해 출력하였다. 각 부조에 담긴 형상에 굳이 큰 의미를 담진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행위를 통해 나는 '내가 누구인지'를 다시금 상기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의 작업물들은 그저 그렇게 있어야만 한다. 마치 내가 지금 이 길 위에서 그냥 서있는 것처럼.
3D 그래픽 디자이너와 소조 작가를 겸하고 있으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대해 느낀 바를 작업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moonraeb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