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전시 《GRAVITY: 그 당연함에 대하여》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끌어당기는 절대적인 법칙, '중력'의 속성에서 출발한다. 작가에게 대상을 깊이 관찰하고 화폭에 담아내는 행위는, 중력이 그러하듯 대상을 향해 작용하는 당연하고 거부할 수 없는 끌림과 닮아있다.
이번 작업에서 물을 가득 머금은 수채화와 과슈 물감은 중력을 따라 화면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린다. 작가의 손끝을 떠나 캔버스 위를 가로지르는 물의 궤적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인 동시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깊어지는 기억과 감정의 자국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역시 이러한 순리 안에 놓여 있다. 깊은 애정을 나누는 기쁨과 언젠가 맞이할 필연적인 이별은, 중력처럼 피할 수 없는 삶의 당연한 흐름이다. 캔버스 위에 수직으로 맺히는 물감의 흐름에는 이 아리고도 무거운 순리의 무게가 담겨 있다.
작가는 물감의 흘러내림이라는 시각적 언어를 통해 순리를 담담히 쫓아간다. 이번 전시가 중력이 만들어낸 궤적을 따라, 우리 삶을 이루는 당연한 순리와 그 안에 들어찬 순간들을 가만히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형진
느낌 있는 세상
도심 속에서 보이는 풍경들 중 나의 시선이 닿는 것들을 그린다. 실물을 보며 느낀 것을 그리기도 하고, 그리고 싶은 풍경을 상상하거나 인터넷으로 찾아 좀 더 자세히 묘사하기도 한다.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나는 보는 것에 한계가 있지만, 내 마음에 와닿는 풍경을 위해 눈과 손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림을 그려낸다. 내게 보이는 만큼, 혹은 늘 상상했던 만큼 나만의 세상을 찾는다.
이와정(Lee Wajeong)
이형진(Lee Hyeongjin)
2021, <도시의 조각>, 집현전, 인천
2021, <협동작전>, 사진 공간 배다리, 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