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팽창하는 표면》은 물의 부피와 그 물리적 속성을 회화적 표면 위에서 다루는 작업으로 구성된다. 형태를 갖지 않는 물은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지 않지만, '팽창하는 표면'은 부피를 지니며 공간을 점유한다. 이 전시는 그러한 보이지 않는 물의 부피가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를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시장에 놓인 작업들은 평평한 캔버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더 이상 평면에 머물지 않는다. 구겨지고 눌리며 변형된 표면은 내부에서 작용하는 힘에 의해 밀려나고, 그 결과로 굴곡과 팽창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표면은 이미지를 재현하기보다, 압력과 밀도가 작용한 흔적을 드러내는 상태로 존재한다.
관람자는 작품을 ‘읽기’보다 ‘마주하게’ 된다. 표면 위에 드러난 형태는 특정한 대상을 지시하지 않지만, 물이 지닌 부피와 흐름, 그리고 그것이 남긴 흔적을 물질적으로 환기시킨다.
이 전시는 평면과 부피 사이의 경계를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표면 안에서 두 성질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상태를 제시하며, 회화가 물리적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팽창하는 표면》은 보이지 않는 부피가 어떻게 표면을 통해 드러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형태를 어떻게 감각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자리이다.
이형진
느낌 있는 세상
도심 속에서 보이는 풍경들 중 나의 시선이 닿는 것들을 그린다. 실물을 보며 느낀 것을 그리기도 하고, 그리고 싶은 풍경을 상상하거나 인터넷으로 찾아 좀 더 자세히 묘사하기도 한다.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나는 보는 것에 한계가 있지만, 내 마음에 와닿는 풍경을 위해 눈과 손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림을 그려낸다. 내게 보이는 만큼, 혹은 늘 상상했던 만큼 나만의 세상을 찾는다.
이와정(Lee Wajeong)
이형진(Lee Hyeongjin)
2021, <도시의 조각>, 집현전, 인천
2021, <협동작전>, 사진 공간 배다리, 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