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전시 《GRAVITY: 그 당연함에 대하여》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끌어당기는 절대적인 법칙, '중력'의 속성에서 출발한다. 작가에게 대상을 깊이 관찰하고 화폭에 담아내는 행위는, 중력이 그러하듯 대상을 향해 작용하는 당연하고 거부할 수 없는 끌림과 닮아있다.
이번 작업에서 물을 가득 머금은 수채화와 과슈 물감은 중력을 따라 화면 아래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린다. 작가의 손끝을 떠나 캔버스 위를 가로지르는 물의 궤적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인 동시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깊어지는 기억과 감정의 자국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 역시 이러한 순리 안에 놓여 있다. 깊은 애정을 나누는 기쁨과 언젠가 맞이할 필연적인 이별은, 중력처럼 피할 수 없는 삶의 당연한 흐름이다. 캔버스 위에 수직으로 맺히는 물감의 흐름에는 이 아리고도 무거운 순리의 무게가 담겨 있다.
작가는 물감의 흘러내림이라는 시각적 언어를 통해 순리를 담담히 쫓아간다. 이번 전시가 중력이 만들어낸 궤적을 따라, 우리 삶을 이루는 당연한 순리와 그 안에 들어찬 순간들을 가만히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8989 예술가 클럽 단체전
네 개의 예고편 혹은 조각들 그리고...
<8989 예술가 클럽> 1회 전시는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는 정형화된 전시가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작가 4인의 작품 세계를 살짝 엿볼 수 있는 예고편(Preview)이다. 각기 다른 매체로 작품활동을 펼치는 혹은 펼쳐낼 작가들의 시작점과 그들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부를 보여주고자 한다.
김영미
- 오랜 세월 소망과 염원의 표현이자 그것을 얻고자 하는 심리가 담기기도 한 전통 문양들과 옛 이야기의 내용들에서 시작하였다. 또한 현실 속 내일에 대한 불안과 혼란, 불확신성에 기반한 생각의 표현이다.
선기쁨(@hong.guem.i)
- 저는 유년시절의 자전적인 기억을 바탕으로 만든 어린아이 캐릭터로 자화상을 표현해요. ‘홍금이’라고 이름도 지어줬어요. ‘홍금이’들은 ‘나’를 대신하는 것과 동시에 그들 그 자체로서 ‘홍금이’만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보여줄 거예요.
오정민(@_ooojm)
- 제 작품은 기획되고 조작됩니다. 경험을 위해 설계하고요. 작품은 경험을 위한 도구이자 상품이 되는 거죠. 드로잉은 스쳐지나가는 아이디어를 붙들어 놓기 위한 기록용으로 주로 만들어집니다.
장시호(@siho_chang)
- 시간에 대한 작업의 메인테마들은 시간이 아니었지만, 시간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아래의 작품으로 시간에 대한 다른 접근을 통해 제작되어진 작품들을 보여줍니다.
①크로키는 단시간 내에 완성되는 스스로의 실수와 오류에 대한 심리적 극복을 위한 의식적 행위로써 제작되었고, 인지하지 못하는 스스로의 행위, ②무제(Decisive duration)는 인지하는 보편의 시간, ③Discrepancy 5채널 비디오는 다섯가지 영상이 다시 같이 시작하기 위해 반영구적 시간이 지나야 합니다. ④제한된 시간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의 생은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