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팽창하는 표면》은 물의 부피와 그 물리적 속성을 회화적 표면 위에서 다루는 작업으로 구성된다. 형태를 갖지 않는 물은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지 않지만, '팽창하는 표면'은 부피를 지니며 공간을 점유한다. 이 전시는 그러한 보이지 않는 물의 부피가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를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시장에 놓인 작업들은 평평한 캔버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더 이상 평면에 머물지 않는다. 구겨지고 눌리며 변형된 표면은 내부에서 작용하는 힘에 의해 밀려나고, 그 결과로 굴곡과 팽창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표면은 이미지를 재현하기보다, 압력과 밀도가 작용한 흔적을 드러내는 상태로 존재한다.
관람자는 작품을 ‘읽기’보다 ‘마주하게’ 된다. 표면 위에 드러난 형태는 특정한 대상을 지시하지 않지만, 물이 지닌 부피와 흐름, 그리고 그것이 남긴 흔적을 물질적으로 환기시킨다.
이 전시는 평면과 부피 사이의 경계를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표면 안에서 두 성질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상태를 제시하며, 회화가 물리적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팽창하는 표면》은 보이지 않는 부피가 어떻게 표면을 통해 드러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형태를 어떻게 감각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자리이다.
릉화(성하민)
유인원
[우리]가 누리던 권능은 우두머리를 잃어버린 채 대화가 되어 그 모든 걸 족쇄라 말하며 [우리]에게 더 나은 이해를 제공합니다. [우리]들은 본래 집단에서 서로를 돌보고 지원하며 때로는 교감을 통해 감정적인 유대를 형성합니다. [우리]들은 영역 내에서 파트너를 선택하고 서로에게 관심을 표현하며, 마침내 이뤄낸 영역 구성원(들)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결속을 강화합니다. 오랜 시간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자경단들을 피해 [우리]는 서로에게 피지배자가 되어 서로를 통제하는 질서를 보존합니다.
허나 [우리]는 우리 이전에 나아가왔던 것들이 느낀 억제에서 오는 성취감을 그대로 붕괴하고 그 균열에 다른 호흡을 반영하려 합니다. 저는 분명 [우리]를 쟁취했고 당신도 분명 [우리]를 가졌습니다. 어째서 악취가 흐르는 그런 색깔로 탈피했는지 저는 당신에게 궁금한 게 많습니다.
[우리]는 과연 짐승보다 우월한 유인원일까.
[우리]는 어쩌면 인간보다 저능한 유인원일까.
<유인원>
릉화(성하민) @ru.nhwa
24. 8. 15. - 24. 8. 18.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