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번 전시는 완성작 뒤에 숨겨진 ‘스케치(Sketch)’만을 모은 단체전입니다. 정교한 결과물 대신 아이디어를 붙잡기 위한 날것의 선과 원초적인 밑그림이 전시장을 가득 채웁니다. 수많은 가능성으로 충만했던 예술가들의 고민, 열망, 그리고 영감의 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세요. 미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생동하는 생각의 에너지가 ‘그득그득’한 곳. 잠재력으로 가득 찬 이 사유의 공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번 전시는 완성작 뒤에 숨겨진 ‘스케치(Sketch)’만을 모은 단체전입니다. 정교한 결과물 대신 아이디어를 붙잡기 위한 날것의 선과 원초적인 밑그림이 전시장을 가득 채웁니다. 수많은 가능성으로 충만했던 예술가들의 고민, 열망, 그리고 영감의 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세요. 미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생동하는 생각의 에너지가 ‘그득그득’한 곳. 잠재력으로 가득 찬 이 사유의 공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과정 속 평평한 수많은 단어 중 상실, 죽음은 더 이상 종이 위 글자가 아닌 생경한 감정이 되어 체화되었습니다. 붓질의 유영으로 드로잉적인 터치의 생동하는 회화를 표현합니다. 비물질적인 주제인 생과 사의 흔적들을 신체에 투영하던 작업에 이어 현재는 식물의 자생력을 투영하여 삶을 관철하는 작업들을 잇습니다. 식물은 나를 빗대기도 우리를 은유하기도 하는 주체이자 객체가 되어 애도와 공감을 넘어서 삶의 의지와 원동력, 자생력을 피력합니다.
- 퇴색
存의 그러함이 퇴하는 찰나마다 바래지는 빛의 유한한 유희.
매 순간 달아나는 색채를 붙들어 담아놓으려는 즉흥적 유희.
존재의 찰나, 그 찰나의 빛, 그 무엇도 멎지 못하다.
- 경계선
나의 공명을 파동하게 할 그 틈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의 역전화를 가능케 한 적시의 앎은 이와 같다. 여느 때와 같이 작업의 타개 방안 위한 실험 중 마주친 해방이라는 주제. 장악하는 뿌연 운무의 갇혀 공상하는 갈피, 모호한 그 실체의 경계선을 마주하고 해체하자 선명해지는 공명.
- 경계선에서의 해체와 해방
생과 소멸의 경계.
비물질을 투영한 물질의 경계.
동서양 장르의 경계.
무채색과 색채의 경계.
이상과 현실의 경계.
이성과 감성의 경계.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
은유와 직설의 경계.
사유와 무의식의 경계.
수많은 경계선 위에 서서 해방을 공상하다.
늘 경계선 위에 서서 양립할 수 없는 지점을 고뇌하고, 양립할 수 있기를 사유했다. 어느 것을 은폐하지 않으며 어느 것을 은폐할지 서성였던 그 투쟁의 과정이 헛되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되뇌며 더욱 치열한 담금질로 광활한 연마의 폭을 마주하고 싶다. 이러한 작업적 의식화는 매번 새로운 확장된 세계의 경계선으로 이끌 것임을 확신하는 바이다.
@hyerose_palet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