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놀이>는 상실이라는 경험을 참여 작가들의 놀이적 과정으로 재구성하는 예술적 실험을 상징한다. 놀이적 태도로써 상실의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기보다는 이를 유연하게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방식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히 상실의 부정적 측면으로 머물지 않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고 재창조하는 강력한 놀이의 도구적 의미를 1부 전시에서 참여 작가들은 각자의 상실을 놀이적 태도로 해체했다.
그 과정은 고정된 서사와 의미를 넘어, 상실의 복합적 경험을 새롭게 정의하는 유희적 실험이었다. 본 전시는 2부 아카이브로서 이러한 실험의 흔적과 확장된 사유의 과정을 담은 공간이다. 작가들의 창작 과정, 매체의 변주, 놀이를 통해 발견된 새로운 상징과 의미들은 상실을 고정된 비극이 아닌 무한히 변형 가능한 경험으로 보여준다. 또한, 놀이적 접근이 어떻게 관객과 상호 작용하며 새로운 해석을 유도하는지 탐구한다. 단순히 자료를 나열하는 공간이 아니라, 상실의 또 다른 층위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놀이와 재구성의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는 두번째 장이다. 기록된 놀이의 흔적을 통해, 관객은 상실 경험조차 유희로써 전환될 수 있음을 목격할 수 있다.
맹글락 : 盟㔕樂
반짝 방울거리는
盟 맹세 맹 / 㔕 뜻 글 / 樂 즐길 락
맹글락은 대화에서 파생되어 나온 두 작가만의 언어이며 뜻이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즐거운 모임을 뜻한다. 두 작가는 손으로 직접 만들어내는 것을 출발점으로 혼합매체 및 다매체 작업을 한다.
이가연 작가의 세라믹은 장담할 수 없는 물질성의 모든 과정을 중심으로 겉의 미학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내포되어 있는 취약함과 예민함을 이야기한다. 전세윤 작가의 이번 전시 작업물에서 다루는 이야기들과 대상들은 잡거나 닿으면 부서지거나 깨져버릴 듯한 예민하고 여린 요소들을 함축하고 있다. 두 작가가 전시하는 작업들은 어떻게 보면 모두 파편화 되어 있으며 극도로 예민하고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우연한 파손과 고의적인 파손이라는 차이를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모두가 뭉게지기도, 굳기도, 부서지기도, 깨지기도 한다."
그동안 오브제 중심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오히려 사물이 나에게 질문하는 시대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우리는 물질성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며 질문을 던져야 한다. 변화라는 과정은 원치 않는다 하더라도 모든 미술작품에 영향을 끼치고, 비록 부식 과정이 너무 느려서 특정 순간에는 진행을 느낄 수 없을지라도, 옛 거장의 그림 속 균열인 빛바랜 유약에서 시간과 쇠락을 읽어낼 수 있듯이. 이제서야 방울이 생기고 반짝거리기를 원하는 두 손이 형성되기 시작한 우리는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 무엇을 잡을 수 있을까. 두 손에는 무엇이 들어올까.
예민하고 여린 것들을 다루는 우리는 변화들을 마주할 것.
하지만 "맹글락 盟㔕樂"이라는 사실은 앞으로도 변화하지 않는다.
12:00 -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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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윤 (2002)
Insta. @02m07s
E. 02m07s@naver.com
Y. https://youtube.com/@02m07s
W. https://02m07s.wixsite.com/02m07s-com
평면과 입체물 작업을 베이스로 혼합매체 및 다매체 작업을 한다.
해석의 광란, 하나의 이미지를 보면 끝없는 해석이 촉발될 수 있다는 의미. 살바도르 달리가 생전 남긴 말. 나의 지금까지 작업은 해석의 광란을 적용해 왔다. 연결성이 적은 임의의 편린들을 모아 우연한 만남에서 가능성의 세계를 탐구한다. 편린들을 파헤쳐 모아 작업을 구성하는 것, 이를 작가 본인은 짜깁기라고 부른다.
"기이한 것은 언제나 아름답고 기이한 것은 모두 아름다우며, 사실 기이한 것만이 아름답다." - 앙드레 브르통 (1924)
기이한 미를 찾아 탐구하며 짜깁기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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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연 (1999)
Insta. @eggamonyy
E. jenna106@naver.com
P. 010-2767-9046
이가연 작가는 세라믹 작업을 한다. 장담할 수 없는 물질성이 가진 모든 과정을 중심으로 겉의 미학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이에 내포되어 있는 취약함과 예민함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