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나를 위해 썼을 뿐인 이 일기를 사람들은 몹시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부자연스러움이 바로 나의 자연스러움이다. 정신의 생애를 세밀하게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 외에 내가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기쁨이 또 뭐가 있단 말인가? 게다가 그 일을 하기 위해 그리 큰 정성을 기울일 필요도 없다. 특별한 순서로 글을 배치하는 것도 아니고, 스타일을 특별하게 가다듬는 것도 아니다. 이 글의 언어는 지극히 당연하게도 평소의 내가 생각할 때 구사하는 그런 언어다."
- 페르난도 페소아,「불안의 서」中
우리는 우울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울로 가득차 오히려 우울을 인지하지 못하는 모순의 상황에서 최연화는 우울함을 말한다. 만성우울증부터 불안, 공황, 수면, 경계성 인격장애를 가진 작가는 자신의 불안과 타인의 불안을 사진으로 표현한다. 불안을 드러내는 행위는 스스로 내면의 고통을 직접 마주하게 하여 결국 불안을 소멸시킨다. 그는 관객이 고통스럽기를 바란다. 고통을 느끼는 순간이 고통을 털어버리는 바로 그때이다.
글 최연화, 김기환
제주 광치기 해변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배경삼아 사진을 촬영하는 관광객의 발밑에는 해안선을 따라 바다 쓰레기가 늘어져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을 만끽하고 싶지만 해양 쓰레기는 신경 쓰고 싶지 않은 모순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전시 <내일의 바다 : 우리가 외면한 오늘>은 모순에서 시작됐다. 본 전시를 통해 기획자들이 여러 해변에서 직접 수집한 해양 쓰레기와 '새활용'의 방식으로 만든 공예품을 전시하여 해양 쓰레기에 대해 인식하고, 새활용을 실천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고자 한다.
또한, 궁극적으로 지구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고 해결해야 하는 우리들의 숙명에 대해 조명하고자 한다.
테트라 @tetra.hobby
박순선(써니캔) @sunny_can__art
팀 '조操:명하다'는 대중들이 잘 알지 못했던 주제를 예술기획에 접목시켜 대중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팀명에 사용된 한자어 '잡을 조操'는 깨끗이 가지는 몸과 굳게 잡은 마음이라는 뜻을 가진다. 이는 '올바른 시선을 통해 예술을 밝게 비추자'라는 마음이 담겨 있으며 '예술을 하는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혹은 다루어야 할 주제를 예술을 통해 조명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있기도 하다.
본 전시에는 기획자이자 작가로서 참여하였고, 전문 작가가 아닌 대중의 시선으로 양말목공예와 바다유리공예를 통해 새활용을 직접 경험해보고, 실천하였다. 이를 통해 깨달은 바를 전시를 통해 전해보고자 한다.
테트라 작가는 가장 좋아하는 물고기 '네온테트라'에서 가져온 이름인 '테트라'를 작가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주변에서 흔히 버려진 쓰레기인 깨진 유리, 가구 목재, 스티로폼 등을 주워와 재활용하여 어항과 화분을 제작하고 있다. 유튜브 '테트라 Tetra' 채널을 운영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본 전시에는 유리와 포맥스로 만들어진 어항과 화분을 전시할 예정이다.
박순선 작가는 '써니캔'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환경과 자연을 생각하며 쓸모가 없어진 후까지 고려하는 것, 물건을 가치 있게 오래 사용하도록 의미를 담아서 만드는 것까지 새활용은 환경을 지키고 자원순환을 실천할 수 있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여 캔아트, 스티로폼재생아트 등 전문가 교육과정을 거쳐 써니캔을 설립하여 다수의 체험교육과 작품제작을 하고 있다.
본 전시에는 스티로폼 재생아트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나날이 심각해져가는 폐기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생활 속 폐기물을 업사이클링 함으로써 폐기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고 많은 시민들에게 자원의 소중함과 순환의 가치를 지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