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우리는 언제쯤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
이번 전시는 사랑, 불안, 수치심, 평온과 같이 쉽게 정리되지 않는 감정들을 마주한다. 감정을 이해하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다루기보다, 감정이 있는 그대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을 제안한다. 작품들은 빠른 해석이나 명확한 메시지를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관람자가 한 장면 앞에 잠시 멈추어 서서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정에 조용히 접촉하도록 이끈다. 이 과정에서 불안과 수치심은 제거되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사랑과 평온으로 향하는 과정 속에 함께 존재하는 상태로 다루어진다. 각자가 자신의 속도로 감정을 바라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을 끌어안는 순간을 발견할 수 있도록 여백을 남긴다. 《내가 나를 끌어안는 방법, THE WAY I HUG MYSELF》는 스스로에게 다정해지는 연습을 위한 공간이다.
작가는 사랑과 불안, 수치심과 평온처럼 말로 규정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이미지로 탐구한다. 이러한 감정들은 설명되기보다 한 장면 속에 머무르며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작가의 작업은 감정을 해결하거나 교정하기보다 감정과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작업 속에는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몸, 텅 빈 공간, 반복되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이는 특정한 인물이나 이야기를 지시하기보다는 관람자가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투영할 수 있는 여백으로 기능하고, 감정과 조용히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낸다.
김빈 개인전
하늘 팔레트
저녁이 찾아오기 전 연한 핑크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 어느 순간부터 노을빛으로 물드는 하늘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마치 물감이 스며드는 것처럼 서서히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좋았다. 이때 이후로 하늘의 다양한 색을 수집하는 건 나의 작은 취미이자 휴식이 되었다.
일출로 서서히 밝아지는 하늘을 보면 하루를 잘 보낼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고, 구름 가득한 하늘을 보면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고, 하늘이 노을빛으로 물들어갈 때는 하루를 무사히 보낸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이번 전시에는 하늘의 여러 색들을 찾으러 다니는 작가의 여행을 담았다. 여행에서 만난 하늘과 하늘의 색들로 물들어가는 풍경을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그림을 보고 난 뒤 마음속에 따뜻함이 스며들기를 바란다.
김빈 @kimbin__n
- 서울여자대학교 현대미술과 학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