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 전시는 일상적인 사물에 가해지는 작은 변화가 새로운 기능과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한다. 의자는 몸을 받치고, 조명은 빛을 비추며, 화병은 꽃을 담는다. 이미 익숙한 기능과 형태를 가진 사물들이지만, 구조나 비례, 재료, 사용 방식에 작은 변화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이전에는 없던 쓰임과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작업은 익숙한 사물의 형태를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유형을 관찰하고 그 안의 한 요소를 조금 다르게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조를 바꾸거나 익숙한 요소의 위치를 옮기고, 하나의 기능을 강조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게 한다. 이러한 작은 개입은 때로 새로운 기능을 만들고, 기능의 변화는 다시 사물의 형태와 사용자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기능은 형태를 제한하는 조건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디자인의 도구가 된다. 기능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구조와 디테일은 사물에 예상하지 못했던 표정과 성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A WAY OF THINGS》는 이러한 기능과 형태 사이의 작은 변화를 통해 실용성과 조형적 즐거움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명, 화병, 스툴을 비롯한 일상의 오브제들을 선보인다. 각각은 익숙한 사물에서 출발하지만 작은 변화를 통해 조금 다른 방식으로 기능하고 사용된다. 《A WAY OF THINGS》는 새로운 사물을 발명하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물 안에서 또 다른 쓰임과 형태를 발견하는 하나의 방법에 관한 전시다.
지나간 여름
《지나간 여름》
우리가 두고 온 여름.
계절은 스쳐 가지만, 그 흔적은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수평선 위의 바다, 저녁노을의 빛.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순간들이 화폭 위에서 조용히 깨어난다.
이번 전시는 흔적과 기억, 그리고 사라짐을 주제로 한다. 여름은 끝났지만, 그 계절의 감정은 여전히 우리 안에 머물며 때로는 파도처럼 일렁이고, 때로는 고요히 잠들어 있다.
이 작품들은 지나간 시간의 파편을 담아낸 기록이자, 우리가 두고 온 여름과 다시 마주하는 창이다. 관객은 이 장면들 속에서 자신만의 여름을 떠올리며, 저편에 남겨둔 기억과 조용히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지나간 여름》
작가: 강수빈 @eminentgleam
25. 10. 16. - 25. 10. 19.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