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팽창하는 표면》은 물의 부피와 그 물리적 속성을 회화적 표면 위에서 다루는 작업으로 구성된다. 형태를 갖지 않는 물은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지 않지만, '팽창하는 표면'은 부피를 지니며 공간을 점유한다. 이 전시는 그러한 보이지 않는 물의 부피가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를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시장에 놓인 작업들은 평평한 캔버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더 이상 평면에 머물지 않는다. 구겨지고 눌리며 변형된 표면은 내부에서 작용하는 힘에 의해 밀려나고, 그 결과로 굴곡과 팽창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표면은 이미지를 재현하기보다, 압력과 밀도가 작용한 흔적을 드러내는 상태로 존재한다.
관람자는 작품을 ‘읽기’보다 ‘마주하게’ 된다. 표면 위에 드러난 형태는 특정한 대상을 지시하지 않지만, 물이 지닌 부피와 흐름, 그리고 그것이 남긴 흔적을 물질적으로 환기시킨다.
이 전시는 평면과 부피 사이의 경계를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표면 안에서 두 성질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상태를 제시하며, 회화가 물리적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팽창하는 표면》은 보이지 않는 부피가 어떻게 표면을 통해 드러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형태를 어떻게 감각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자리이다.
지나간 여름
《지나간 여름》
우리가 두고 온 여름.
계절은 스쳐 가지만, 그 흔적은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수평선 위의 바다, 저녁노을의 빛.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순간들이 화폭 위에서 조용히 깨어난다.
이번 전시는 흔적과 기억, 그리고 사라짐을 주제로 한다. 여름은 끝났지만, 그 계절의 감정은 여전히 우리 안에 머물며 때로는 파도처럼 일렁이고, 때로는 고요히 잠들어 있다.
이 작품들은 지나간 시간의 파편을 담아낸 기록이자, 우리가 두고 온 여름과 다시 마주하는 창이다. 관객은 이 장면들 속에서 자신만의 여름을 떠올리며, 저편에 남겨둔 기억과 조용히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지나간 여름》
작가: 강수빈 @eminentgleam
25. 10. 16. - 25. 10. 19.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