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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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창하는 표면》은 물의 부피와 그 물리적 속성을 회화적 표면 위에서 다루는 작업으로 구성된다. 형태를 갖지 않는 물은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지 않지만, '팽창하는 표면'은 부피를 지니며 공간을 점유한다. 이 전시는 그러한 보이지 않는 물의 부피가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를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시장에 놓인 작업들은 평평한 캔버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더 이상 평면에 머물지 않는다. 구겨지고 눌리며 변형된 표면은 내부에서 작용하는 힘에 의해 밀려나고, 그 결과로 굴곡과 팽창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표면은 이미지를 재현하기보다, 압력과 밀도가 작용한 흔적을 드러내는 상태로 존재한다.
관람자는 작품을 ‘읽기’보다 ‘마주하게’ 된다. 표면 위에 드러난 형태는 특정한 대상을 지시하지 않지만, 물이 지닌 부피와 흐름, 그리고 그것이 남긴 흔적을 물질적으로 환기시킨다.
이 전시는 평면과 부피 사이의 경계를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표면 안에서 두 성질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상태를 제시하며, 회화가 물리적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팽창하는 표면》은 보이지 않는 부피가 어떻게 표면을 통해 드러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형태를 어떻게 감각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자리이다.
슈태테바우 – 도시의 DNA 읽기(Städtebau – Decoding Urban DNA)
도시는 역사, 제도, 환경 등 다층적인 층위에 의해 고유한 도시 형태(Urban Morphology)를 갖추며, 이는 DNA와 같이 물리적 조직 속에 흔적으로 각인된다. 건축이 도시적 맥락(Context)을 세밀하게 읽어내지 못할 때, 건축물은 주변과 단절된 채 독성을 가진 파편적 조직으로 전락한다. 본 전시는 도시의 유전자를 해독하는 방법론으로서 '슈태테바우(Städtebau)'를 소개한다. 이는 도시와 건축이라는 두 스케일 사이의 유기적 매개체로서, 건축이 도시라는 생태계 내에서 어떻게 상호 소통하고 공존할 수 있는지 그 실천적 방법론을 탐구한다.
슈태테바우는 개별 건축의 논리를 넘어 '도시의 시각'에서 건축을 계획하는 통찰을 의미한다. 도시의 흐름을 읽고 주변 도시 조직에 비해 모나지 않는 장소 중심적 배치를 통해, 건축이 점유한 '땅을 사용하는 방식'을 이웃과 공유한다. 여기서 계획 대상 건축물이 도시의 외부공간을 받아들이는 섬세한 방식을 통해 마당, 중정 등 건축물 내의 외부공간이 구획된다. 공적, 준사적, 사적 영역은 매우 간결한 건축물의 배치로 정의되며, 건축 스케일에서의 이러한 최적화된 단순한 볼륨들은 건축물의 미학적 완성도를 넘어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기여한다.
결국 슈태테바우는 건축을 통해 도시의 시공간적 연속성을 연장하는 작업이다. 도시의 형태적 특징이 반영된 슈태테바우적 건축물은 예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자연스러운 필연성을 획득한다. 가로의 맥락과 도시의 공간 체계는 건축물 내부로 재해석되어 흘러들며, 이를 통해 도시공간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즉, 슈태테바우는 고립된 내부 공간의 완성보다 도시 외부공간의 활성화와 보행 환경의 구성에 우선순위를 두는 실천적 태도이며, 이를 통해 건축물은 도시라는 생태계의 건강한 일부로 자리 잡는다.
《슈태테바우 – 도시의 DNA 읽기(Städtebau – Decoding Urban DNA)》
작가: 이세진 @s_j_l_e_e
서울대학교 건축학과(B.A.)
베를린 공과대학교 건축학과(M.Sc.)
아게건축사사무소(ar-ge) 소장
대한민국, 독일 건축사
서울시 공공건축가
2023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대표작 선정
26. 04. 10. - 26. 04. 13.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