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우리는 언제쯤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
이번 전시는 사랑, 불안, 수치심, 평온과 같이 쉽게 정리되지 않는 감정들을 마주한다. 감정을 이해하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다루기보다, 감정이 있는 그대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을 제안한다. 작품들은 빠른 해석이나 명확한 메시지를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관람자가 한 장면 앞에 잠시 멈추어 서서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정에 조용히 접촉하도록 이끈다. 이 과정에서 불안과 수치심은 제거되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사랑과 평온으로 향하는 과정 속에 함께 존재하는 상태로 다루어진다. 각자가 자신의 속도로 감정을 바라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을 끌어안는 순간을 발견할 수 있도록 여백을 남긴다. 《내가 나를 끌어안는 방법, THE WAY I HUG MYSELF》는 스스로에게 다정해지는 연습을 위한 공간이다.
작가는 사랑과 불안, 수치심과 평온처럼 말로 규정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이미지로 탐구한다. 이러한 감정들은 설명되기보다 한 장면 속에 머무르며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작가의 작업은 감정을 해결하거나 교정하기보다 감정과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작업 속에는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몸, 텅 빈 공간, 반복되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이는 특정한 인물이나 이야기를 지시하기보다는 관람자가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투영할 수 있는 여백으로 기능하고, 감정과 조용히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낸다.
《Anthology Volume.5》
《Anthology Volume.5》
홍익대학교 유학생위원회의 전시가 어느덧 다섯 번째를 맞았습니다. 이를 기념해 이번 전시는 ‘Volume 5’라는 제목 아래 코믹북(Anthology) 형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여러 장면이 빠르게 이어지는 코믹북의 구조처럼, 각자의 순간과 시선이 컷 단위로 나란히 놓이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공간에 비해 작품이 많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과한 양이 아니라 한 권의 코믹북을 이루는 촘촘한 장면들을 시각적으로 옮겨온 결과입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유학생들의 경험치 자연스럽게 ‘다수의 컷’으로 쌓여 하나의 볼륨을 만든 셈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잘 알지 못합니다. 각자 다른 언어와 문화, 서로 다른 이유로 이 도시에 도착한 사람들입니다. 타지에서 지낸 시간 속에서 생겨난 감정과 순간들이 처음으로 이 전시에서 만나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였습니다. 아무 연관 없던 사람들이 같은 도시, 같은 공간에 모여 만든 다섯 번째 전시회. 여러 장면이 모여 한 권을 이루는 앤솔러지처럼, 이번 전시는 각자의 시간이 쌓여 이루어진 책 한 권에 가깝습니다.
《Anthology Volume.5》
작가: 홍익대학교 유학생 @hongik_international_students
25. 11. 23. - 25. 11. 29.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