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도시는 역사, 제도, 환경 등 다층적인 층위에 의해 고유한 도시 형태(Urban Morphology)를 갖추며, 이는 DNA와 같이 물리적 조직 속에 흔적으로 각인된다. 건축이 도시적 맥락(Context)을 세밀하게 읽어내지 못할 때, 건축물은 주변과 단절된 채 독성을 가진 파편적 조직으로 전락한다. 본 전시는 도시의 유전자를 해독하는 방법론으로서 '슈태테바우(Städtebau)'를 소개한다. 이는 도시와 건축이라는 두 스케일 사이의 유기적 매개체로서, 건축이 도시라는 생태계 내에서 어떻게 상호 소통하고 공존할 수 있는지 그 실천적 방법론을 탐구한다.
슈태테바우는 개별 건축의 논리를 넘어 '도시의 시각'에서 건축을 계획하는 통찰을 의미한다. 도시의 흐름을 읽고 주변 도시 조직에 비해 모나지 않는 장소 중심적 배치를 통해, 건축이 점유한 '땅을 사용하는 방식'을 이웃과 공유한다. 여기서 계획 대상 건축물이 도시의 외부공간을 받아들이는 섬세한 방식을 통해 마당, 중정 등 건축물 내의 외부공간이 구획된다. 공적, 준사적, 사적 영역은 매우 간결한 건축물의 배치로 정의되며, 건축 스케일에서의 이러한 최적화된 단순한 볼륨들은 건축물의 미학적 완성도를 넘어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기여한다.
결국 슈태테바우는 건축을 통해 도시의 시공간적 연속성을 연장하는 작업이다. 도시의 형태적 특징이 반영된 슈태테바우적 건축물은 예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자연스러운 필연성을 획득한다. 가로의 맥락과 도시의 공간 체계는 건축물 내부로 재해석되어 흘러들며, 이를 통해 도시공간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즉, 슈태테바우는 고립된 내부 공간의 완성보다 도시 외부공간의 활성화와 보행 환경의 구성에 우선순위를 두는 실천적 태도이며, 이를 통해 건축물은 도시라는 생태계의 건강한 일부로 자리 잡는다.
김규창
사람, 그 쓸쓸함에 대하여
《사람, 그 쓸쓸함에 대하여》
김규창 작가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사람과 사이(사람, 그 쓸쓸함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상처, 사람에 대한 쓸쓸한 감정을 인물 형상으로 표현하며, 타일과 점토를 활용한 조형적 시도를 통해 감정의 경계선을 시각화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오랜 탐구가 축적된 결과이자, 타인의 마음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이 고요히 드러나는 공간이다.
김규창은 2007년 건양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2004년부터 ‘또 다른 공간 속’ 색면 분할 작업을 시작으로, 2009년 이후 ‘사람과 사이’라는 주제 아래 인물과 조형 작업을 병행해왔다. 관계의 결, 감정의 틈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며, 회화와 조형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작가: 김규창
건양대학교 회화과 졸업
25. 05. 16. - 25. 05. 19.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