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이후 21세기를 살아가는 두 명의 청년 크리스천 작가, 강수현과 이선우의 작업을 선보인다.

 기독교의 절기 중 하나인 고난주간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청년 크리스천으로서 겪는 정체성의 탐색과 성경적 진리, 현대 사회와의 괴리, 교회 안팎에서 마주하는 딜레마와 내면의 고군분투를 담는다. 작가들은 이러한 고민을 단순한 비판이 아닌, 진리로 향하는 여정의 ‘경유지’로 표현하며, 크리스천이자 현대인으로 살아가는 존재의 복합적인 면모를 조명한다.

 전시 공간인 갤러리 ‘지하’는 지상으로 나아가려는 몸부림이나 극복의 제스처 대신,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하는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주하고 발견하는 자세를 제안한다. 작가들 역시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을 간직함으로써 발생하는 고민과 고난을 품는다. 그것 또한, 어쩌면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지난 전시청화 개인전 : O(zero) waves expanded ver. NO.1








청화 개인전

O(zero) waves expanded ver. NO.1


전시소개

O(zero) waves expanded ver. NO.1 :《기원(紀元)을 거슬러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것》

- 한주옥(큐레이터, 미학)

 오랜 시간 동안 작가 오지혜(청화)에게 회화는 마음의 안식처이자 치유의 공간으로 성립했다. 이 문장은 조금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회화가 촉발한 과정 그리고 화면 속에서 세계를 재현하는 작가의 감각을 되짚어 보면, 과거에 대한 반성 그리고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가 응집된 회화가 가지고 있는 치유적 역할에 주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작품을 설명하기 전, 작가는 검지 손가락을 들어 책상 위에 작은 원을 그렸다. 시작점이 된 작은 원에서부터 손가락은 나선(Spiral)을 그리며 점차 큰 원으로 퍼졌다가 다시 중심을 향해 작아졌다. 이 움직임은 여러 번 반복되었고, 그 과정을 눈으로 함께 따라가기를 반복했다. 잔잔한 수면 위 누군가 던진 돌에 의해 생기는 파문(波紋), 스스로의 중심을 휘감아 돌아가는 소용돌이 의지, 파동이 만들어낸 구조와 리듬, 그리고 움직임이 일기 전 무정형의 상태, 어느새 우리와는 상관없는 시간성과 공간성을 가진 무한한 흐름과 파동이 머릿속 정확하게는 마음속으로 퍼져갔다. 작가는 이 나선 원의 기원(Ursprung)을 수많은 관계의 양상 속에서 생겼다가 다시 사라지는 감정의 속성에 비유한다. 일정한 리듬과 속도로 번지는 나선의 파장은 무한한 흡입력을 불러일으키고 몸집을 불리며 확장된다. 그러다 최초의 시간과 공간은 감정의 사건과 함께 점차 0에 가까워지며 아득한 심연, 무(無)의 시공을 향해 옅어진다. 전시 타이틀 《O (zero) waves expanded ver. NO. 1》에서도 드러나듯, 여기서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무’의 시간, ‘영점’의 공간에서 경험과 감각이 완전하게 싱크되는 생성의 패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 생으로 직결한 가능성의 회화를 발견하는 것이다. 태초에 사랑이 있다고 말하듯 태초에 존재했을 감정의 기원을 상상해 본다.

- 전시 서문 중 일부 -

전시기간2023년 12월 19일(화) - 2023년 12월 22일(금)
관람시간
12:00 - 19:00
작가소개

청화 @cheonghwa_o

 '자아성찰'과 '치유'라는 주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작가의 시점에서 바라본 ‘치유’라는 개념을 특유의 시각언어로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고 이러한 시각언어가 자신의 내면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생각의 주체가 외부에 의해 형성된 자아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자신의 내면으로 깊숙이 연결할 수 있는 예술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소갤러리 지하 (서울시 마포구 서강로11길 15 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