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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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는 일상적인 사물에 가해지는 작은 변화가 새로운 기능과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한다. 의자는 몸을 받치고, 조명은 빛을 비추며, 화병은 꽃을 담는다. 이미 익숙한 기능과 형태를 가진 사물들이지만, 구조나 비례, 재료, 사용 방식에 작은 변화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이전에는 없던 쓰임과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작업은 익숙한 사물의 형태를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유형을 관찰하고 그 안의 한 요소를 조금 다르게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조를 바꾸거나 익숙한 요소의 위치를 옮기고, 하나의 기능을 강조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게 한다. 이러한 작은 개입은 때로 새로운 기능을 만들고, 기능의 변화는 다시 사물의 형태와 사용자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기능은 형태를 제한하는 조건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디자인의 도구가 된다. 기능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구조와 디테일은 사물에 예상하지 못했던 표정과 성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A WAY OF THINGS》는 이러한 기능과 형태 사이의 작은 변화를 통해 실용성과 조형적 즐거움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명, 화병, 스툴을 비롯한 일상의 오브제들을 선보인다. 각각은 익숙한 사물에서 출발하지만 작은 변화를 통해 조금 다른 방식으로 기능하고 사용된다. 《A WAY OF THINGS》는 새로운 사물을 발명하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물 안에서 또 다른 쓰임과 형태를 발견하는 하나의 방법에 관한 전시다.
슈태테바우 – 도시의 DNA 읽기(Städtebau – Decoding Urban DNA)
도시는 역사, 제도, 환경 등 다층적인 층위에 의해 고유한 도시 형태(Urban Morphology)를 갖추며, 이는 DNA와 같이 물리적 조직 속에 흔적으로 각인된다. 건축이 도시적 맥락(Context)을 세밀하게 읽어내지 못할 때, 건축물은 주변과 단절된 채 독성을 가진 파편적 조직으로 전락한다. 본 전시는 도시의 유전자를 해독하는 방법론으로서 '슈태테바우(Städtebau)'를 소개한다. 이는 도시와 건축이라는 두 스케일 사이의 유기적 매개체로서, 건축이 도시라는 생태계 내에서 어떻게 상호 소통하고 공존할 수 있는지 그 실천적 방법론을 탐구한다.
슈태테바우는 개별 건축의 논리를 넘어 '도시의 시각'에서 건축을 계획하는 통찰을 의미한다. 도시의 흐름을 읽고 주변 도시 조직에 비해 모나지 않는 장소 중심적 배치를 통해, 건축이 점유한 '땅을 사용하는 방식'을 이웃과 공유한다. 여기서 계획 대상 건축물이 도시의 외부공간을 받아들이는 섬세한 방식을 통해 마당, 중정 등 건축물 내의 외부공간이 구획된다. 공적, 준사적, 사적 영역은 매우 간결한 건축물의 배치로 정의되며, 건축 스케일에서의 이러한 최적화된 단순한 볼륨들은 건축물의 미학적 완성도를 넘어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기여한다.
결국 슈태테바우는 건축을 통해 도시의 시공간적 연속성을 연장하는 작업이다. 도시의 형태적 특징이 반영된 슈태테바우적 건축물은 예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자연스러운 필연성을 획득한다. 가로의 맥락과 도시의 공간 체계는 건축물 내부로 재해석되어 흘러들며, 이를 통해 도시공간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즉, 슈태테바우는 고립된 내부 공간의 완성보다 도시 외부공간의 활성화와 보행 환경의 구성에 우선순위를 두는 실천적 태도이며, 이를 통해 건축물은 도시라는 생태계의 건강한 일부로 자리 잡는다.
《슈태테바우 – 도시의 DNA 읽기(Städtebau – Decoding Urban DNA)》
작가: 이세진 @s_j_l_e_e
서울대학교 건축학과(B.A.)
베를린 공과대학교 건축학과(M.Sc.)
아게건축사사무소(ar-ge) 소장
대한민국, 독일 건축사
서울시 공공건축가
2023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대표작 선정
26. 04. 10. - 26. 04. 13.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