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팽창하는 표면》은 물의 부피와 그 물리적 속성을 회화적 표면 위에서 다루는 작업으로 구성된다. 형태를 갖지 않는 물은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지 않지만, '팽창하는 표면'은 부피를 지니며 공간을 점유한다. 이 전시는 그러한 보이지 않는 물의 부피가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를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시장에 놓인 작업들은 평평한 캔버스를 기반으로 하지만, 더 이상 평면에 머물지 않는다. 구겨지고 눌리며 변형된 표면은 내부에서 작용하는 힘에 의해 밀려나고, 그 결과로 굴곡과 팽창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표면은 이미지를 재현하기보다, 압력과 밀도가 작용한 흔적을 드러내는 상태로 존재한다.
관람자는 작품을 ‘읽기’보다 ‘마주하게’ 된다. 표면 위에 드러난 형태는 특정한 대상을 지시하지 않지만, 물이 지닌 부피와 흐름, 그리고 그것이 남긴 흔적을 물질적으로 환기시킨다.
이 전시는 평면과 부피 사이의 경계를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표면 안에서 두 성질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상태를 제시하며, 회화가 물리적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팽창하는 표면》은 보이지 않는 부피가 어떻게 표면을 통해 드러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형태를 어떻게 감각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자리이다.
Less is more
《Less is more》
나는 사람을 바라보고, 그 안의 고유한 개성을 찾는 그 순간에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 세상에 단 한 명도 같은 존재가 없기에, 그 개성을 사진 안에 온전히 남기고 싶다. 필름 카메라를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수히 찍고 지우고 출력할 수 있는 디지털의 편리함 속에서는 피사체와 마주하는 나의 마음이 얇아지는 느낌이 든다. 반면 필름은 한 장이 가진 무게가 나를 더 느리게, 더 진심으로 사람을 바라보게 만든다. 나는 그 느린 시선 속에서 모델이 가진 고유한 온도와 서사를 발견하고 카메라에 담는다.
촬영을 이어오며 나는 화려한 스타일링과 일관되게 정해진 표정 속에서 스스로와의 시선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마치 사회에서 ‘어른답게’, ‘남들처럼’ 살아야 한다는 틀에 갇힌 우리 자신의 모습처럼. 그래서 나는 모든 장식을 걷어내고, 가장 편안한 장소와 몸짓, 표정 속에서 모델이 본래 가진 개성을 다시 드러나게 하고 싶었다. 덜어냄은 단순한 비움이 아니라 본질로 돌아가는 선택이다. 이 전시 LESS IS MORE는 그 절제의 미학을 통해 불필요한 것들을 지워냈을 때 비로소 얼굴 위에 떠오르는 진심과 고유한 존재를 빛으로 담아낸 기록이다.
《Less is more》
작가: 권오륜 @5ryunkwon
25. 12. 04. - 25. 12. 07.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