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프랙탈 밸리는 끝없이 이어지는 패턴들로 이루어진, 조금은 신기하고 조금은 장난스러운 세계다. 가까이 보면 복잡한 수학 구조 같고, 멀리서 보면 거대한 블록 장난감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무한 패턴의 골짜기 곳곳에는 작고 귀여운 생명들이 숨어 지내며 저마다의 모험을 펼친다.
이번 전시는 바로 이 상상의 공간을 탐험하는 하나의 여정이다.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프랙탈 구조 속에서, 만화 속 캐릭터 같은 작은 존재들이 자신만의 세계를 발견하고, 어쩌면 우리보다 훨씬 용감하게 새로운 공간에 발을 디딘다. 끝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구조물의 틈새에서 피어난 작은 꽃과 그것을 발견한 꼬마 탐험가는 이 전시의 상징적인 장면이다. 여기에서 프랙탈은 어렵거나 무거운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만화처럼 친근한 방식으로 변주되며, 기하학적 패턴과 귀여운 상상력이 함께 어우러진 하나의 놀이터가 된다. 무한한 구조 속에서도 작은 존재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눈에 띄게 반짝인다.
무한한 패턴 속에서 작은 생명들이 살아 숨 쉬는 모습을 통해, 복잡한 세상 속에서도 우리의 일상에 자리한 작고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랙탈’도, ‘만화’도 어려운 것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상상력의 세계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프랙탈 밸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무한 패턴 속 작은 모험이 곧 시작됩니다.”
이승종 인탈리오 판화전: 자본의 표면과 존재의 심연
《이승종 인탈리오 판화전: 자본의 표면과 존재의 심연》
Lee Seung Jong Intaglio Print Exhibition: The Surface of Capital and the Abyss of Existence
본 전시는 현대 사회에서 돈이 갖는 가치와 실재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다. 판화는 원본이 복수로 제작되는 복제 형식을 띤다. 이는 실물 화폐(원본) 없이 디지털 데이터(복사본)만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현대 금융 시스템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사회이론가 장 보드리야르는 이러한 현상을 ‘시뮬라크르(Simulacra)’, 즉 원본 없는 복제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인식 아래 본인은 오목판(Intaglio) 판화 연작을 통해 1달러에서 100달러까지의 미국 지폐를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찢기고, 구겨지고, 파쇄된 지폐의 형상은 돈이 상징하는 가치와 권력이 무너지는 순간을 시각화한다. 또한 지폐 속 인물들의 초상에 붙인 ‘고뇌(Agony)’라는 제목은 자본 시스템 속에서 인간이 겪는 근본적인 갈등을 은유한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시스템의 겉모습, 즉 ‘자본의 표면’ 아래에는 어떤 진정한 실체가 있을까. 이 파편화된 이미지들은 관람객에게 ‘존재의 심연’을 향한 질문을 던지며, 눈에 보이는 가치 너머의 실재를 탐색하는 작가의 사유 과정을 공유한다.
《이승종 인탈리오 판화전: 자본의 표면과 존재의 심연》
작가: 이승종 @st_john_lee
뉴욕 브루클린 컬리지 미술학 석사, 판화 전공
미국 타마린드 인스티튜트 석판화 과정 수료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학사
25. 10. 29. - 25. 11. 04.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