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 전시는 일상적인 사물에 가해지는 작은 변화가 새로운 기능과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한다. 의자는 몸을 받치고, 조명은 빛을 비추며, 화병은 꽃을 담는다. 이미 익숙한 기능과 형태를 가진 사물들이지만, 구조나 비례, 재료, 사용 방식에 작은 변화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이전에는 없던 쓰임과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작업은 익숙한 사물의 형태를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유형을 관찰하고 그 안의 한 요소를 조금 다르게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조를 바꾸거나 익숙한 요소의 위치를 옮기고, 하나의 기능을 강조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게 한다. 이러한 작은 개입은 때로 새로운 기능을 만들고, 기능의 변화는 다시 사물의 형태와 사용자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기능은 형태를 제한하는 조건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디자인의 도구가 된다. 기능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구조와 디테일은 사물에 예상하지 못했던 표정과 성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A WAY OF THINGS》는 이러한 기능과 형태 사이의 작은 변화를 통해 실용성과 조형적 즐거움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명, 화병, 스툴을 비롯한 일상의 오브제들을 선보인다. 각각은 익숙한 사물에서 출발하지만 작은 변화를 통해 조금 다른 방식으로 기능하고 사용된다. 《A WAY OF THINGS》는 새로운 사물을 발명하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물 안에서 또 다른 쓰임과 형태를 발견하는 하나의 방법에 관한 전시다.
이승종 인탈리오 판화전: 자본의 표면과 존재의 심연
《이승종 인탈리오 판화전: 자본의 표면과 존재의 심연》
Lee Seung Jong Intaglio Print Exhibition: The Surface of Capital and the Abyss of Existence
본 전시는 현대 사회에서 돈이 갖는 가치와 실재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다. 판화는 원본이 복수로 제작되는 복제 형식을 띤다. 이는 실물 화폐(원본) 없이 디지털 데이터(복사본)만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현대 금융 시스템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사회이론가 장 보드리야르는 이러한 현상을 ‘시뮬라크르(Simulacra)’, 즉 원본 없는 복제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인식 아래 본인은 오목판(Intaglio) 판화 연작을 통해 1달러에서 100달러까지의 미국 지폐를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찢기고, 구겨지고, 파쇄된 지폐의 형상은 돈이 상징하는 가치와 권력이 무너지는 순간을 시각화한다. 또한 지폐 속 인물들의 초상에 붙인 ‘고뇌(Agony)’라는 제목은 자본 시스템 속에서 인간이 겪는 근본적인 갈등을 은유한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시스템의 겉모습, 즉 ‘자본의 표면’ 아래에는 어떤 진정한 실체가 있을까. 이 파편화된 이미지들은 관람객에게 ‘존재의 심연’을 향한 질문을 던지며, 눈에 보이는 가치 너머의 실재를 탐색하는 작가의 사유 과정을 공유한다.
《이승종 인탈리오 판화전: 자본의 표면과 존재의 심연》
작가: 이승종 @st_john_lee
뉴욕 브루클린 컬리지 미술학 석사, 판화 전공
미국 타마린드 인스티튜트 석판화 과정 수료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학사
25. 10. 29. - 25. 11. 04.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