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경희대학교 미술학부 회화전공 3학년 전시 《무형의 울림》은 눈에 보이지 않고 형태를 가질 수 없는 감정이나 내면의 움직임을 탐구합니다. 이 전시는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감정이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들을 지나며 우리의 마음 속 어딘가에 작은 떨림을 남기고, 그 파장이 우리 삶과 진동하며 울림을 만들어내는 순간들을 포착하여 시각적으로 남깁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사소할 수도 있는 작은 감정들의 흔적을 일깨워 각자의 삶의 울림과 공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지난 전시신과 연결되었습니다






안효명

신과 연결되었습니다


 인간의 삶에서 꽤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신이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신의 영향력은 이미 많이 사라졌다고 말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 속에 신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신의 발아래 놓여있던 고대와 중세는 말할 것도 없고 과학이란 이름으로 열심히 신을 지우고 있는 현대에도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과학은 번개가 생기는 이유는 말해줄 수 있어도,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는 말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의 작업은 운명과 자유의지의 싸움이다. 인간은 알 수 없는 운명에 맞서 싸우고 개척해나가는 삶의 여정이다. 스스로 삶의 이유를 밝히는 모험이다. 표현방식은 직설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리스 신화의 한 장면을 통해 운명에 놓인 신과 인간들의 삶에 태도를 조명한다.

 자유의지를 표현하는 것은 클라이밍 홀드들이다. 클라이밍은 큰 틀에서 보면 일정한 영역과 룰이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는 자신만의 루트를 만들고 문제를 풀어나간다. 인간의 삶 역시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생이란 삶의 틀이 있다. 도덕과 법이란 룰이 존재한다. 이 안에서 자신만의 루트와 방법을 찾아 나가는 것이 닮아있다. 그리스 신화의 장면에 홀드를 배치함으로써 이질적 느낌을 받는다. 이는 운명과 자유의지의 공존만큼이나 삐걱거리는 느낌을 준다. 그 안에서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 아니면 또 다른 방식을 찾아낼지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도록 여러 상징들을 배치하였다.

- 작가노트 중




<신과 연결되었습니다>


안효명 @philosopher.__.ahn

한림대학교 철학과 졸업

강원대학교 철학대학원 서양철학 석사과정 수료


24. 11. 19. - 24. 11. 25.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