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이후 21세기를 살아가는 두 명의 청년 크리스천 작가, 강수현과 이선우의 작업을 선보인다.

 기독교의 절기 중 하나인 고난주간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청년 크리스천으로서 겪는 정체성의 탐색과 성경적 진리, 현대 사회와의 괴리, 교회 안팎에서 마주하는 딜레마와 내면의 고군분투를 담는다. 작가들은 이러한 고민을 단순한 비판이 아닌, 진리로 향하는 여정의 ‘경유지’로 표현하며, 크리스천이자 현대인으로 살아가는 존재의 복합적인 면모를 조명한다.

 전시 공간인 갤러리 ‘지하’는 지상으로 나아가려는 몸부림이나 극복의 제스처 대신,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하는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주하고 발견하는 자세를 제안한다. 작가들 역시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을 간직함으로써 발생하는 고민과 고난을 품는다. 그것 또한, 어쩌면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지난 전시신과 연결되었습니다






안효명

신과 연결되었습니다


 인간의 삶에서 꽤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신이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신의 영향력은 이미 많이 사라졌다고 말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 속에 신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신의 발아래 놓여있던 고대와 중세는 말할 것도 없고 과학이란 이름으로 열심히 신을 지우고 있는 현대에도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과학은 번개가 생기는 이유는 말해줄 수 있어도,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는 말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의 작업은 운명과 자유의지의 싸움이다. 인간은 알 수 없는 운명에 맞서 싸우고 개척해나가는 삶의 여정이다. 스스로 삶의 이유를 밝히는 모험이다. 표현방식은 직설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리스 신화의 한 장면을 통해 운명에 놓인 신과 인간들의 삶에 태도를 조명한다.

 자유의지를 표현하는 것은 클라이밍 홀드들이다. 클라이밍은 큰 틀에서 보면 일정한 영역과 룰이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는 자신만의 루트를 만들고 문제를 풀어나간다. 인간의 삶 역시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생이란 삶의 틀이 있다. 도덕과 법이란 룰이 존재한다. 이 안에서 자신만의 루트와 방법을 찾아 나가는 것이 닮아있다. 그리스 신화의 장면에 홀드를 배치함으로써 이질적 느낌을 받는다. 이는 운명과 자유의지의 공존만큼이나 삐걱거리는 느낌을 준다. 그 안에서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 아니면 또 다른 방식을 찾아낼지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도록 여러 상징들을 배치하였다.

- 작가노트 중




<신과 연결되었습니다>


안효명 @philosopher.__.ahn

한림대학교 철학과 졸업

강원대학교 철학대학원 서양철학 석사과정 수료


24. 11. 19. - 24. 11. 25.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