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번 전시는 완성작 뒤에 숨겨진 ‘스케치(Sketch)’만을 모은 단체전입니다. 정교한 결과물 대신 아이디어를 붙잡기 위한 날것의 선과 원초적인 밑그림이 전시장을 가득 채웁니다. 수많은 가능성으로 충만했던 예술가들의 고민, 열망, 그리고 영감의 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세요. 미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생동하는 생각의 에너지가 ‘그득그득’한 곳. 잠재력으로 가득 찬 이 사유의 공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지난 전시Gloomy day






최연화

Gloomy day


"다만 나를 위해 썼을 뿐인 이 일기를 사람들은 몹시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부자연스러움이 바로 나의 자연스러움이다. 정신의 생애를 세밀하게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 외에 내가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기쁨이 또 뭐가 있단 말인가? 게다가 그 일을 하기 위해 그리 큰 정성을 기울일 필요도 없다. 특별한 순서로 글을 배치하는 것도 아니고, 스타일을 특별하게 가다듬는 것도 아니다. 이 글의 언어는 지극히 당연하게도 평소의 내가 생각할 때 구사하는 그런 언어다."
- 페르난도 페소아,「불안의 서」中

우리는 우울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울로 가득차 오히려 우울을 인지하지 못하는 모순의 상황에서 최연화는 우울함을 말한다. 만성우울증부터 불안, 공황, 수면, 경계성 인격장애를 가진 작가는 자신의 불안과 타인의 불안을 사진으로 표현한다. 불안을 드러내는 행위는 스스로 내면의 고통을 직접 마주하게 하여 결국 불안을 소멸시킨다. 그는 관객이 고통스럽기를 바란다. 고통을 느끼는 순간이 고통을 털어버리는 바로 그때이다.

글 최연화, 김기환 




<Gloomy day>


최연화(연화필름) @yeonfilm_

뒤늦게 사진에 뛰어든 한 작가의 이야기


24. 9. 20. - 24. 9. 26.

12:00 - 19:00

gallery JIHA, B1, 15, Seogang-ro 11-gil,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