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사랑하는 순간은 어디에나 있다.

 낯선 이방인으로 존재하는 곳에서도, 사랑하는 순간들은 어디에나 있음을 느끼며 준비해 왔습니다. 어려운 상황에도, 그 안에서 여유를 가지고 사랑하는 순간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순간들을 사랑하시나요? 저는 최근 적당히 쌀쌀한 날씨 속에서 몸을 부르르 떨며 마셨던 따뜻한 카푸치노, 오랜만에 주문한 소주가 입안에서 달콤하게 퍼졌던 순간, 그리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취향을 흠뻑 나누며 깊은 대화를 나눴던 시간이 생각납니다. 그런 소소하지만 특별한 순간들이 저에게는 사랑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이 전시가 여러분에게도 그런 순간들에 대한 공감과 여유를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이 공간에서 잠시라도 사랑하는 순간을 만나실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저에게는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지난 전시프로젝트인터 X 고새 X 포자 : 그 너머의, 그 너머의, 그 너머의 것








프로젝트인터

그 너머의, 그 너머의, 그 너머의 것


전시소개

 꽃이나 열매, 씨앗의 생식 구조 없이 포자를 통해 생존하는 양치식물. 다양한 생물 군에서 번식을 위한 수단으로 생성되는 포자. 같은 종의 생물이 공통의 몸을 조직하여 살아가는 군체. 우주의 흐름 안에서 살아가는 그들은 어딘가 비슷한 점이 있다. 

 진화를 반복하는 동물의 혈관 분포, 지능체 인간의 뇌 주름, 수억 년을 생존한 식물의 잎맥 등 실존하는 생명 유기체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각자의 삶을 지속하기 위해 프렉탈 구조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자기 유사성의 일면을 영위한다.

 흑색의 공간에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가진 파동들. 포자를 도구로 호흡과 번식의 욕구에 갖힌 채 자신을 복제하며 영역을 확장하는 생명들. 이윽고 형을 탈피하는 길을 걸으며 번식하는 우리들.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지만 각자의 영역으로 향하는 그들은 암흑의 사각 공간에서 홀로 존재한다. 

전시기간2023년 5월 6일(토) - 2023년 5월 9일(화)
관람시간
토, 일 12:00 - 19:00 / 월, 화 12:00 - 20:00
전시기획

프로젝트인터(Project-Inter) @projectinter_official

플로랄 아트 디렉터 김채린 @sinakim.kim

플로랄, 조경 디자이너 박은경 @eunukyeong_

참여작가

유리공예: 고새 @_ko_sae

터프팅: 포자의터프팅 @p0ooj_a_tufting

전시장소갤러리 지하 (서울시 마포구 서강로11길 15 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