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에서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 전시는 일상적인 사물에 가해지는 작은 변화가 새로운 기능과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한다. 의자는 몸을 받치고, 조명은 빛을 비추며, 화병은 꽃을 담는다. 이미 익숙한 기능과 형태를 가진 사물들이지만, 구조나 비례, 재료, 사용 방식에 작은 변화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이전에는 없던 쓰임과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작업은 익숙한 사물의 형태를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유형을 관찰하고 그 안의 한 요소를 조금 다르게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조를 바꾸거나 익숙한 요소의 위치를 옮기고, 하나의 기능을 강조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게 한다. 이러한 작은 개입은 때로 새로운 기능을 만들고, 기능의 변화는 다시 사물의 형태와 사용자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기능은 형태를 제한하는 조건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디자인의 도구가 된다. 기능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구조와 디테일은 사물에 예상하지 못했던 표정과 성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A WAY OF THINGS》는 이러한 기능과 형태 사이의 작은 변화를 통해 실용성과 조형적 즐거움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명, 화병, 스툴을 비롯한 일상의 오브제들을 선보인다. 각각은 익숙한 사물에서 출발하지만 작은 변화를 통해 조금 다른 방식으로 기능하고 사용된다. 《A WAY OF THINGS》는 새로운 사물을 발명하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물 안에서 또 다른 쓰임과 형태를 발견하는 하나의 방법에 관한 전시다.
프로젝트인터
그 너머의, 그 너머의, 그 너머의 것
꽃이나 열매, 씨앗의 생식 구조 없이 포자를 통해 생존하는 양치식물. 다양한 생물 군에서 번식을 위한 수단으로 생성되는 포자. 같은 종의 생물이 공통의 몸을 조직하여 살아가는 군체. 우주의 흐름 안에서 살아가는 그들은 어딘가 비슷한 점이 있다.
진화를 반복하는 동물의 혈관 분포, 지능체 인간의 뇌 주름, 수억 년을 생존한 식물의 잎맥 등 실존하는 생명 유기체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각자의 삶을 지속하기 위해 프렉탈 구조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자기 유사성의 일면을 영위한다.
흑색의 공간에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가진 파동들. 포자를 도구로 호흡과 번식의 욕구에 갖힌 채 자신을 복제하며 영역을 확장하는 생명들. 이윽고 형을 탈피하는 길을 걸으며 번식하는 우리들.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지만 각자의 영역으로 향하는 그들은 암흑의 사각 공간에서 홀로 존재한다.
프로젝트인터(Project-Inter) @projectinter_official
플로랄 아트 디렉터 김채린 @sinakim.kim
플로랄, 조경 디자이너 박은경 @eunukyeong_
유리공예: 고새 @_ko_sae
터프팅: 포자의터프팅 @p0ooj_a_tufting